군산에는 왜 일본식 가옥이 많을까?
1920년대, 일본은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쌀의 생산량을 늘린다는 산미증식계획을 시작했다. 한반도에서 나는 쌀의 절반이 일본으로 유출되어 먹을 것이 없는 우리나라 농민은 만주에서 수입한 좁쌀로 연명했다고 한다. 효율적으로 쌀을 수탈, 운반하기 위해 군산을 거점으로 삼고, 항구와 철도를 건설하여 운반했다. 1933년 당시 통계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유출된 쌀의 20.5%가 군산항을 경유할 정도였다고 하니 그 규모가 대단했던 것 같다. 그 당시에 군산에 항만, 철도를 비롯해 일본식 가옥이 지어졌고 약 1만 명이 넘는 일본인이 거주했다고 한다.
이렇듯 군산에는 일본식 가옥이 줄지어 있다. 이 거리를 다 부수고 새롭게 재개발을 할지, 보존할지 논란이 무척 많았었던 것 같지만 결국 보존하는 쪽으로 결정이 되었나 보다. 아픈 역사의 거리는 '근대화 거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여 카페, 옷가게, 음식점, 숙박업소로 자리하고 있다. 군산의 근대화거리는 장미동(도로명 주소로는 '해망로'이다)에서 월명동으로 이어진다. 장미동은 감출 장藏, 쌀 미米로 쌀을 저장하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이름부터가 수탈의 역사를 나타내고 있다.
지금은 관광지로 개발이 되고, 아픈 역사를 잊은 듯한 모습으로 재구성되어 있지만 이 곳이 침략의 흔적이라는 것을 이 포스팅을 보는 사람만큼은 꼭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100년 전 일본식 건물을 볼 수 있는 디저트카페 - 군산과자조합
군산과자조합도 1900년대에 지어져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건물 내부에는 오래된 목재가 그대로 드러나고, 목재마다 이름으로 보이는 한자들도 적혀있다. 내부는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유럽의 도자기들과 엔틱한 디자인의 테이블, 의자로 꾸며져 있다.
디저트는 구움 과자류로 스콘, 휘낭시에, 에그타르트가 있고 음료는 커피와 밀크티가 있다. 밀크티는 군산과자조합 패키지로 디자인되어 시그니처 메뉴로 보였다. 나와 일행은 플레인 스콘과 커피를 마셨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의 한 장면 같은 카페였다. 부유한 일본인들의 사교장에서 들릴법한 장르의(올드팝? 샹송?) 음악이 잔잔히 흘러나와 더 드라마틱했던 것 같다.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군산과자조합이었다. 어느 자리나 포토존이나 다름 없고 밤에도 분위기가 제법 좋은 것 같으니 군산여행을 계획한다면 들러볼 만한 카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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