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의 3대 사찰, 흥주사
태안군 태안읍 상옥리 백화산(白華山)에 위치한 흥주사는 작은 규모이지만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엔 충분했다. 흥주사는 백제시대에 창건되었다는 설과 조선시대에 창건되었다는 설이 있지만, 현존하는 유물들로 볼 때 고려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흥주사 입구에는 거대한 나무 두 그루가 서있다. 수령 900살이 넘은 높이 22m, 둘레 8.5m에 달하는 은행나무(왼쪽) 만만치 않게 웅장한 느티나무 한 그루(오른쪽)가 사찰을 지키는 고집 센 두 명의 장군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은행나무는 태안군내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충청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고, 잎을 떨궈 노란색 카펫을 만들면 얼마나 아름다울지 흥주사의 진짜 가을 풍경이 궁금하다.
촬영장비 : Sony A7m3 + Sigma Art 24-70mm DG DN
나의 경우, 사찰에 대해 기대하는 '일련의 특징'들이 있다. 예를 들면 조용하고, 검소하고,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그런 것들이다. 몇 해 전, 코로나 시국에도 관광객과 신도들이 가득한 대형(?) 사찰에 방문해보고서는 '이 것이 사찰계의 대기업인가' 하는 생각에 깜짝 놀라기도 했었다.
흥주사는 이런 내 기대(어쩌면 편견)에 부응하는 소박하고 다정한 느낌의 절이었다. 고목 아래에 꾸밈 없이 흐트러져 꽃을 피운 구절초도 사랑스럽다.
흥주사의 대웅전과 삼층석탑
대웅전은 석가모니를 봉안하는 사찰에서 가장 중심을 이루는 건물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사찰에서 중심이 되는 건물로 가장 중요한 곳으로 취급된다. 흥주사 대웅전 앞에는 삼층석탑이 있는데, 이 삼층석탑은 구조나 양식을 봤을 때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구조나 비례로 보아 삼층석탑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는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는 것으로 보아 파손된 것을 복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대웅전을 지나 걸으면 돌을 가지런히 쌓아 만든 계단이 보인다. 계단 위에 있는 작은 건물은 '삼성각'이다. 삼성각 뒷편에는 소나무가 자라고, 앞쪽엔 아기자기하게 꽃이 피었다.
삼성각에서 내려다보면 대웅전, 삼층석탑, 만세루 등 흥주사의 모든 건물이 보인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사찰의 건물들 사이를 걷고, 나무 냄새 한번 맡고, 풍경 한번 바라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작은 사찰이 갖고 있는 힘인 것 같다.
흥주사는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규모가 작다. 많이 걷지 않으면서 가을 향기를 맡고 머리를 맑게 비우는 데에는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이번 태안 1박 2일 여행을 하면서 해변만 유명한 줄 알았던 태안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 것 같다.
주차 : 가능
입장료 : 무료
주소 : 충청남도 태안군 태안읍 속말1길 6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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