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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Diary

2019 뉴질랜드 남섬 여행 (Day 6, 퀸즈타운)

여름의 뉴질랜드 남섬 여행 (퀸즈타운 Queenstown)

우리는 오아마루에서 퀸즈타운으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오아마루에서 오래 묵었는데 아마 다른 여행자들은 이런 경로로는 잘 오지 않을 것 같다.)

오아마루에서 퀸즈타운까지는 287km, 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이다. 무진장 멀지만 가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눈을 뗄 수가 없다.

잠시 차를 세우고 넓은 평야를 보았다. 이건 윈도우 바탕화면인가? 싶은 풍경들의 연속이지만 질리지가 않았다. 

파랗고 넓은 풍경들, 정말 그립다.

다시 차를 타고 이동. 갑자기 멋진 계곡처럼 생긴 곳을 만나게 되었다.

그 땐 관광지인줄 알고 사진을 찍었었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폭포를 이용한 발전소인 것 같다. 청록색 물줄기가 예쁜 곳이었고 사람들이 경관을 구경할 수 있도록 난간 같은 것도 설치되어 있었다. 발전소에다가도 관광객들을 배려했나보다.

 

다시 이동!

 

퀸즈타운 숙소 리버스 롯지 (Reavers Lodge)

http://reavers.co.nz/

 

Home

Reavers Lodge & Self Contained Lofts Queenstown offers modern standard and budget accommodation. Free Continental Breakfast included.

reavers.co.nz

퀸즈타운 숙소에 도착했다. 

더블침대 1개, 벙커침대 1개와 개인 욕실이 딸린 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침대 구성이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ㅠㅠ)

욕실이 무척 좁아서 씻기가 불편하지만 그래도 공동 욕실보다는 나아서 만족했다. (가성비가 무척 괜찮은, 무척 저렴한! 숙소이다.)

우리는 34번 방에서 묵었다.

퀸즈타운은 다른 도시에 비해 사람도 차도 많아서 도심 한가운데에 주차하기가 쉽지 않다. (즉, 주차비가 발생한다는 이야기) 크루즈 시간이 다가와 얼른 짐을 풀고 간단히 가방을 꾸려 선착장으로 뛰어갔다.

 

퀸즈타운 TSS 언슬로우 크루즈 & 월터 피크 팜 쇼 (Queenstown TSS Earnslaw & Walter Peak High Country Farm)

https://www.myrealtrip.com/offers/49325

 

퀸스타운 : TSS 언슬로우 크루즈 & 월터 피크 팜 쇼 (모닝티)

크루즈 여행으로 퀸스타운의 멋있는 경치를 즐겨보세요.

www.myrealtrip.com

오후 4시에 출발하는 크루즈인데 길을 헤매고 땀이 주륵주륵 나고 숨은 헐떡거리고 혼돈의 도가니였다. 어렵게 크루즈 사무실처럼 보이는 곳을 찾았는데 어디로 가야하냐고 물으니, 지금 출발하고 있다고 얼른 뛰어나가보라고 직원도 다급해졌고.... 우린 또 헐레벌떡 뛰어서 나갔고..... 크루즈에 손님을 태우는 직원이 빨리오라고 막 소리지르고.... 이제 닻을 올렸는데 너네 하마터면 못탈뻔한거라며 우리를 태우고...... 

아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크루즈에 무사히 탔다. 자리에 앉아 땀을 닦고 바람을 쐬고 바깥 풍경을 보니, 그야말로 지상낙원이 따로 없더라.

아름다우니까 무척무척 아름다우니까 사진을 무진장 추가해본다.

저 동물 보트녀석이 무척 빠르게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재밌어보였다.
노란색 작은 보트고 있고
작은 유람선 같은 것도 있었다.
하늘에는 노란색 스마일 낙하산을 탄 사람도 보였다.

우와, 우와. 우와.... 여기 너무 좋다. 너무 예쁘다. 날씨도 너무 좋다. 

우리는 감탄사만 계속 내뱉었다.

크루즈 안에서 피아노 연주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한국어로 된 안내문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한 컷!

크루즈 내 카페에서 배우 뺨치게 생긴 남자 직원이 만들어준 샌드위치와 아이스초코를 흡입했다.

앞자리에 앉은 일본인 할아버지가 목에 건 소니 a7를 보며 나도 돈 벌어서 풀프레임 살거야! 다짐도 했었고, 선한 목자의 교회에서 만난 할아버지랑 같은 사람이 아닌가 생각도 했다.

 

그렇게 와카티푸 호스를 가르며 바람에 땀을 말리고 숨도 고르고나니 왈터 피크 농장에 도착했다. 

 

퀸즈타운 왈터 피크 농장 (Walter Peak Farm)

크루즈가 도착하려고 하니 카페의 직원들이 나와 손을 흔들었다. 여행 일기 내내 영화 같았다. 현실감이 없었다. 라는 표현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 곳에 도착했을 때가 완전히 절정이었다. 이 장면을 보는데 눈물이 났다.

 

헐레벌떡 뛰느라 찍지 못한 외관은 이렇게 생겼다. TSS 언슬로우 크루즈는 증기기관 크루즈이다.

우측 사진에 보면 뭔가 올드해보이는 장치들이 있는데, 여기서 증기를 발생시킨다. 아주 뜨겁다.

다시 왈터 피크 농장이다. 꽃과 풀, 나무. 

 

가이드를 따라 농장 투어를 했다.

요런 평야를 거쳐서 동물들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낯선 소들, 왠지 익숙한 사슴들도 있었다.

뉴질랜드에 사람보다 많다는 양들도, 실물 처음 영접한 알파카도 있었다.

싸이월드 감성 표정을 짓는 알파카

알파카는 어쩜 털을 저렇게 밀어놨는지 바리깡이 움직인 길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소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도 했는데 소가 너무 침을 질질 흘려서 우린 구경만 했다. 주로 아기 아빠들이 아이에게 보여주려고 체험을 많이 하는 눈치였다.

 

해가 아주 뜨거워서 피부가 따끔거리고 눈도 아팠다. 선크림을 목덜미에 계속 덧바르고 얇은 자켓을 머리에 뒤집어 써서 해를 피했다. 그늘도 없이 계속 농장에서 기다리고 걷고 하니 빨리 그늘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풍경 너무 좋은데... 힘드렁....)

 

양이 이름을 부르니까 집에서 나왔다. 신기했다.

이제 티타임.

투어에 포함된 티타임이라 마음대로 음료수와 디저트를 갖다 먹을 수 있다.

헐레벌떡 뛰고나서 땡볕에 서있었더니 목이 몹시 말라서 음료수만 열잔 들이킨 것 같다. 디저트는 너무 달아서 많이 먹지 못했다.

컵이 너무 작아서 여러번 먹어야했다. 진짜 크게 한사발 마시고 싶었는데...

그 다음은 양털 깎는 것을 구경하는 순서였다. 저 뒤에 보이는 개가 양을 모는 개인데 무척 똑똑했다.

휙! 하면 양을 한쪽으로 몰고, 또 한번 휙! 하면 양을 뛰게 만들고 정말 훈련이 잘된 멋진 개였다.

그 다음에는 어쩌구저쩌구 영어로 뭐라 하는데 잘 모르겠고 해서 꾸벅꾸벅 졸았다. 양 모는 것과 털 깎는 것만 봤음 됐지!

농장 투어까지 마치고 다음 크루즈가 도착하면서 다시 퀸즈타운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 사람들이 내리고 우리는 다시 크루즈에 올라탔다.

아쉬워서, 정말 눈물나게 아름답던 풍경이 아쉬워서 뒤를 돌아보고 한 컷 찍었다. 흑흑 안녕..

아까 해가 쨍쨍했지만, 돌아오는 길엔 어김없이 꾸물꾸물 거린다.

크루즈에서 내려 퀸타 도심 한가운데 도착했다.

 

 

퀸즈타운 데빌 버거 (Queenstown Devil Burger)

퀸즈타운에는 유명한 버거 집이 두 군데 있다. 퍼그 버거와 데빌 버거인데 우리는 데빌 버거를 선택했다.

줄이 길게 서있는데 그래도 빨리 줄이 줄어드는 편이다. 참고로 데빌 버거보다 퍼그 버거가 더 줄이 긴 것 같았다.

 

버거 두개와 양송이 버섯 튀김 같은 것을 주문했는데, 양이 무척 많다. 여긴 감자튀김도 햄버거도 엄청 크게 먹는 나라인 것 같다.

우리나라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을 생각해보면 무척 고퀄리티 버거이다. 상추나 토마토 모두 신선하고 닭가슴살도 통째로 들어가있다. 그치만 그렇게 줄서서 먹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보면 퀸즈타운 물가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다른 음식점이 너무 비싸다..ㅜㅜ

 

퀸즈타운 스카이라인 곤돌라 (Queenstown Skyline Gondola)

저녁을 먹고 스카이라인 곤돌라를 타러 갔다. 우리는 곤돌라 1년 회원권을 끊어서 횟수 제한 없이 탈 수 있었다.

전망대에 올라가서 퀸즈타운과 와카티푸 호수 전체를 볼 수 있었다.

광각렌즈가 없어서 담기에는 아쉬웠다.
이건 삼각대가 없어서 아쉬웠다.

퀸즈타운 스카이라인에서 바라본 노을

일몰을 보기 위해서 조금 더 기다렸다. 산 꼭대기라 바람이 아주 심하게 부니 여름에 가더라도 여기 올라갈땐 따숩게 입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렇게 해가 쨍쨍하고, 구름이 꾸물거리며 몰려오더니 아주 놀랄만한 일몰 시간이 펼쳐졌다.

전망대 왼쪽의 모습이다. 해가 떨어지는 반대편은 은은한 빛깔로 물들었다.
전망대 우측은 해가 떨어지는 쪽이었는데 구름과 빛깔이 심상치 않았다.

심지어 이 사진은 무보정 사진이다. 보정을 아무리 해도 원본보다 못하기 때문에 무보정으로 올려본다.

인생 노을이었다. 이렇게까지 강렬한 노을은 본적이 없었다.

해가 거의 다 떨어졌을 때는 불이 난 것 같이 붉게 타올랐다. 추운데 기다리길 정말 잘했다 싶은 순간이었다.

오히려 전망대보다 와카티푸 호수에서 노을을 정면으로 바라봤으면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텐데 하고 아쉬워했지만 여행이란 것이 모두 계획처럼 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이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장면이 아닌 것 같았다.

이 시간 밤 9시 40분경이었다.

 

우리 내일 또 일몰 보자. 라는 말을 하며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또 하루가 저물었다.

 

1년 전 기억을 꺼내어 기록을 하자니 설렘, 흥분, 행복으로 가득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더 잊어버리기 전에 쓰기 시작하길 정말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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