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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Diary

2019 뉴질랜드 남섬 여행 (Day 5, 푸카키 호수/마운트쿡/테카포)

여름의 뉴질랜드 남섬 여행 (푸카키 호수 Lake Pukaki & 마운트쿡 Mountcook & 선한 목자의 교회)

오아마루에서 푸카키 호수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로 168km 떨어져 있다.

뉴질랜드는 호수가 참 많은 나라이다. 오아마루를 막 벗어났을 때부터 호수를 하나 만날 수 있었는데 차를 잠깐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물이 워낙 풍부해서인걸까. 도시마다 차이는 있지만 수도세가 무료인 곳도 많다고 한다. (오아마루는 수도세가 무료라 한다.) 

 

오아마루를 벗어나자마자 만난 첫 호수

하이 컨트리 연어 양식장 (High Country Salmon)

한 시간 반 정도를 달리다보면 관광객이라면 한번씩 들러서 꼭 연어를 먹는다는 하이 컨트리 연어 양식장이 있다. 이 곳에 잠시 들러 맛을 보기로 했다.

 

왼쪽에 살짝 걸친 컨테이너에서는 포장된 연어를 판매한다.

양식장에 펄떡이는 연어떼를 구경할 수 있고 먹이도 줄 수 있도록 되있다. 연어가 얼마나 시커멓고 많은지 징그러울 정도이다. 

입구에 연어로 추정되는 재밌게 생긴 캐릭터가 있다.
연어 스시, 생 연어, 샌드위치 그리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까지

생연어와 훈제연어 두가지 맛의 스시를 먹어보았는데 나는 훈제가 더 입맛에 맞았다.

그리고 연어에게 주는 먹이에 항생제가 많이 포함되어 양식 연어가 아주 건강에 나쁘다고 하는데, 이 곳 연어는 항생제를 주지 않는다고 하니 조금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다.

마운트쿡에서 트래킹을 해야하니 여기서 든든하게 먹어두는 것도 좋다.

 

푸카키 호수 룩아웃 (Lake Pukaki Lookout)

드디어 만난 푸카키 호수이다. 우리는 잠시 룩아웃에 차를 대고 사진을 찍어댔다.

와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거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감이 떨어지는 광경이었다. 민트색으로 반짝이는 호수, 멀리 보이는 설산. 정말 너무나 아름다웠다. 다음 번에 가게 된다면 푸카키 호수에 오래 머물고 싶다고 생각했다.

 

뉴질랜드는 가는 곳곳마다 풍경이 너무 아름다운데 귀신 같이 멋진 포인트에다가 룩아웃을 만들어놨다. 2차선 고속도로가 펼쳐지는데 Lookout 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면 금방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포토존이라고 뭐라뭐라 안내문도 있고 인스타그램 태그 같은 것도 안내하는 것 같았다. 아주 유명한 장소가 아니더라도 표지판이 있다면 한번씩 차를 세워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뉴질랜드의 호수 색깔이 민트색인 것은 빙하가 녹은 물이라 그렇다고 한다.

갓 녹은 빙하의 물은 시멘트처럼 회색 빛깔인데 이것이 시간이 오래 지나면 민트색을 띈다고 한다.

이런 풍경을 보고 또 이동해야 한다니 ㅜ.ㅜ

 

마운트쿡 후커밸리 트래킹 (Mountcook Hooker Valley Tracking)

마운트쿡에 도착하니 또 날이 흐려졌다. (엉엉)

후커밸리 트래킹은 왕복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코스이다. 코스는 험하지 않고 간편히 걸을 수 있는 정도였다. 신발은 등산화나 트래킹화까지 필요 없고 편한 운동화면 충분하다. 외국인들은 쪼리 신고도 잘 다니던데 그건 또 신기했다.

나는 이 때 또 추워서 옷을 주섬주섬 껴입기 시작했는데, 외국인들은 반바지나 민소매 입고 다니는걸 보고 사람의 체온이 이렇게 다를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캠핑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트래킹 코스 입구에 캠핑카와 텐트가 쫙 펼쳐져있다. 

계절을 알 수 없는 사람들

걸어온 길에서 뒤를 돌아보니 해가 지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와 이 풍경 영화에서 본 것 같아" 라고 말했는데 마운트쿡은 반지의 제왕 촬영장소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판타지 영화 한 장면 같았던 풍경

빙하가 막 녹은 물은 시멘트를 부어놓은 것 같은 색깔이다. 날씨가 따뜻해져서 산에서도 거대한 눈덩어리가 떨어지기도 했는데 쾅! 하고 엄청나게 큰 소리가 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유행한다는 출렁다리 비슷한 다리이다. 첫번째 다리는 그래도 용감하게 건넜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비가 오려는 조짐이 보이자 트래킹을 마저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이번에 안가면 언제 또 와보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전화도 잘 터지지 않는 곳에서 사고가 나면 안되겠단 생각에 트래킹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나가는 외국인에게 길을 물으니, 한 10분만 더 올라가면 멋진 뷰가 나오니까 거기까지만 가보라고 답변을 받았다.

 

그리하여 첫번째 다리 길이의 두배 이상인 것 같은 다리를 만나게 되었고

마치 반지 원정대가 걸었을 것 같은 장소를 만나게 되었다. 

다음 번에는 아침 일찍 출발해 트래킹 코스를 꼭 다시 돌아보고 싶다. 이렇게 후커밸리 트래킹은 완주하지 못한 채로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선한 목자의 교회에서 은하수 사진찍기 (Church of the Good Shepherd)

테카포 호수에 위치한 선한 목자의 교회에 갔다. 이 곳은 은하수 사진을 찍기로 유명한 장소인데 마운트쿡에서는 약 1시간 10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다. (96.7km)

이 날은 달이 무척이나 밝게 떠서 별 사진 찍기엔 안 좋은 날이었다. 우리한텐 보정이 있어! 일단 찍어봐! 하며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아침에 숙소에서 싼 샌드위치 도시락을 열심히 먹으면서 사진을 찍고 우왕좌왕했던 것이 추억이 되었다.

A6000과 SEL18135를 가지고 아주 열심히 찍었다. 더 광각이 있었다면, 더 좋은 카메라가 있었다면 하고 아쉬웠지만 처음 별 사진을 찍는 것 치고는 괜찮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

 

아름다우니 크게 올리도록 하겠다.

사실 카메라에 담기로는 은하수가 담기진 않았는데, 보정을 하니 은하수가 쨘 하고 나타났다.

이런 사진을 찍을 땐 랜턴이 필수품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옆에 있는 일본인 할아버지는 아주 밝은 랜턴으로 교회 건물을 비춰 초점을 맞추고 사진을 찍던데 우리에게는 그런 아이템이 없었다. 대강 초점링을 돌려 사진을 찍고, 폰으로 옮겨 확대해서 보고 초점링을 좌로 조금 돌려보고 확대해서 보고 우로 조금 돌려보고... 정말 감으로 때려맞춰 찍은 사진이다.

육안으로 봤을 땐 교회가 캄캄했는데 장노출로 찍고 나니 마치 불을 켠것처럼 노란색 빛이 보였다. 무슨 마법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밤이 되었지만 일정이 끝이 난것이 아니었다.

사진이 없는 이유는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장소에 갔기 때문이다.

 

테카포 스프링스 핫 풀스 (Tekapo Springs Hot Pools)

https://www.newzealand.com/kr/plan/business/tekapo-springs-hot-pools/

 

테카포 스프링스 핫 풀스 | Activities & Tours in 크라이스트처치-캔터베리, 뉴질랜드

테카포 스프링스 핫 풀스에는 테카포 호수와 투섬 산맥(Two Thumb Range)의 아름다운 전망이 있습니다. 온천 풀마다 독특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주변의 다른 명소와 연계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테카포 스프링스는 명실공히 이 지역의 주요 관광명소입니다.

www.newzealand.com

밤 늦게 온천에 도착했다. 동네가 모두 캄캄하고 가로등도 켜지 않는 동네였다. 이 곳은 별을 보는 것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숙박업소에서 밤에 밝은 불을 켜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선한 목자의 교회에서보다 별이 더 많이 보였다. 

캄캄한 곳에 관광객 열몇명이 모여서 별을 관측하고 그 후에 온천욕하는 코스였다.

별을 관측하는 곳에서는 망원경 같은 것으로 별이 어떻게 빛을 내는지, 노란색인지 파란색인지 등 볼 수 있었다. 별에 대한 설명을 무진장 길게하는데 영어를 하나도 못 알아 듣는 나는 조금 힘들었고, 영어를 잘 하는 동생도 생전 처음 듣는 천문, 과학 용어가 나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별을 다 구경하면 다시 캄캄한 불빛을 의지해 탈의실로 가서 수영복으로 갈아 입었다. 탈의실도 샤워실도 거의 촛불 켰나 싶을만큼 캄캄하다. 

따뜻한 물에 누워서 은하수를 보고, 별에 대한 설명을 (또!!) 듣는다. 바깥 공기는 약간 서늘하고, 물은 따끈해서 피로가 풀렸는데 운전하고 걷고 힘든데 깨있으려니 되려 피곤한 것도 같은 느낌! 

별똥별이 많이도 떨어졌다. 내 인생에 가장 많은 별똥별을 본 날이다. 새벽까지 버티다가 도저히 잠이와서 못 참겠다 싶을 때 나와서 숙소로 이동했다. 

이 곳에서의 밤이 참 아름다웠다. 사진으로 남길 수 없어 아쉬운 마음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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